[인터뷰]권은경 북민넷 신임대표 “‘김정은 세대’ 의식 심층연구 필요”(RFA, 8.19)

관리자
202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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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일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신임대표로 열린북한의 대표 겸 북한반인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인 권은경 씨가 선출됐습니다. 권 신임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북한 청년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북한의 변화를 촉진시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 민주화 운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 온 단체 중 한 곳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북민넷, NKNET)가 지난 7일 총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를 선출했습니다.

이날 단체 회원들의 위임을 받은 북민넷의 이사와 회원 31명이 참석한 화상 총회를 통해 선출된 권은경 신임대표(열린북한 대표 겸 북한반인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활동을 선도할 것”이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권 대표는 지난 2000년 북민넷에 합류해 북한인권운동을 벌이다가 탈북민 단체의 창립, 활동을 지원했고 한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의 영문 편집자를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북한반인도철폐국제연대 창립에 기여하며 국제사회에 북한인권의 열악한 실태를 알리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권 대표는 앞으로 김정은 정권 아래 주민들의 의식과 생활을 좀 더 면밀히 연구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 구상과 제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 노래 등 많은 외부 문물과 정보가 북한에 유입됐음에도 북한 체제가 여전히 굳건한 이유에 대해서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북한에서) 과거 2000년대 한국 드라마가 엄청나게 많이 소비됐습니다. 북한 내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굉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체제는 여전히 강건하고요. 그렇다면 이 북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의식은 어떤 것인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도 한가지 색깔로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특히 권 대표는 북한 내 청년들, 이른바 ‘김정은 세대’의 의식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북한을 책임질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을 초점으로 한 북한인권 운동과 대북정책이 이행될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권 대표는 “북한 청년들의 경우 개인 자산을 축적하고 개인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런 청년들의 개인 사업을 활성화시키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통해 (정당한) 세금을 걷게 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081921my1-2.jpg권은경 신임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RFA PHOTO

북한 당국이 수용할 수 있으면서도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권 대표는 북한이 이같은 정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유엔의 국제기구들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국제사회를 통해 저희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북한 당국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또 흘려보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참여했던 유엔 SDGs,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따른 자발적 국가평가 보고회를 계기로도 저희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북한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일종의 다양한 틈새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인권 운동, 조금씩 진전…한계라고 생각하지 않아”

권은경 대표는 그동안 이어져온 북한인권 운동에 대해선 분명한 성과가 있고 또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인권 운동의 뚜렷한 성과로는 북한인권 문제의 국제적 공론화를 꼽았습니다.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보고서를 펴내면서 향후 운동의 방향이 설정됐고 현재는 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 단계로 평가했습니다.

COI 보고서 이후 북한인권 운동이 한계에 봉착해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COI 보고서 이후에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재일조선인 북송 사업으로 북한에 건너갔다가 탈북해 일본에 거주하는 5명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 45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재판이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도 세계 곳곳에 있는 북한 자산을 찾아내 북한에 책임을 추궁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 법원도 지난해 탈북국군포로들이 북한과 김정은 총비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북한이 배상금을 탈북국군포로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COI 보고서에) 책임규명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서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를 실행하려니 여러가지 제약이 있습니다. 그런 지점에서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큽니다. 그런 상황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오토 웜비어 재판, 북송된 재일교포들의 인권과 관련한 소송들이죠. 이런 식의 다양한 구상을 통해 (북한) 책임 규명의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북민넷 신임대표로서 책임감…혁신적인 북인권운동 선도할 것”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신임 대표로서 책임이 무겁다는 소감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혁신적인 활동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민넷은 지난 1999년 12월 창립된 한국 내 북한 인권, 민주화 단체로 한국 내 여러 단체들의 탄생과 활동에 영향을 끼친 바 있습니다. 현재 대북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국민통일방송’과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의 모체이기도 하고 탈북민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국 내 북한인권 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단체 중 하나로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꼽힙니다. 다만 북한민주화를 위한 중국 내 활동이 지난 2012년 사실상 중단되면서 위기를 겪었고 재정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활동이 크게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권 대표는 “상황이 어렵더라도 북한 민주화와 북한 인권의 가치는 축소할 수 없다”며 “정보통신기술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면에서 북한 인권의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권 대표는 북한인권문제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권 대표는 “단체에 대한 후원이 한국 정부 성향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어 지속가능한 활동이 어렵다”며 “한국 사회를 대상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순수한 인권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활동도 추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