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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법원, 북송 재일 한인 손해배상 재판에 김정은 출석 명령(VOA, 10.9)

관리자
2021-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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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인 북송 사업으로 북한에 갔다가 탈북한 가와사키 에이코 씨. (VOAPhoto)


오는 2021년 10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재일 한인 북송사업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판이 열립니다. 일본 법원은 이 재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법정 출석을 명령했는데요.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재판이 북한 정권이 자행한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 규명 노력에 동력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재일 한인 북송사업 피해자들이 북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재판이 오는 14일 열립니다.

인권 유린에 대한 북한 정부의 책임을 따지는 일본 내 첫 민사재판에 대해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매우 상징적이며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인권 책임 규명 노력의 일환... 최고지도자 직접 연관”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8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일본 사례를 비롯해 최근 일련의 북한을 상대로 한 소송들은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북한인들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 노력에 생긴 동력을 반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코헨 전 부차관보] “This case and other national court cases that have been brought, reflect a momentum building around the need for accountability for North Koreans who have committed crimes against humanity... you have to see the case as well as the Warmbier case, You have to see these cases as part of a broader framework which is setting the groundwork for eventual prosecution of North Koreans responsible for crimes against humanity.”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 정부가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배상하도록 미국 법원이 판결을 내린 것을 언급하며, 이번 일본 소송 건 등은 “궁극적으로 반인도 범죄를 저지른 북한인들을 기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내 인권유린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 이래 각국 법원과 민간단체, 유엔의 책임 규명 노력이 더 활발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이번 일본 소송 건이 북한 내 인권 유린에 최고지도자가 직접 연관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중요한 선례가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스칼라튜 사무총장] “The significance of the latest case to be brought up in a Japanese court, it’s a civil case of course, is that there is responsibility for committing grave human rights abuses and crimes against humanity and responsibility pursuant to the Nuremberg Principles goes all the way up the chain of command, all the way up to Kim Jong Un.”

“반인도 범죄 등 심각한 인권 유린에 대해 명령 체계의 정점인 김정은에게까지 책임을 지운다”는 선례를 남긴다는 것입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각국 법정에서 이러한 판례들이 쌓여서 외국인 뿐 아닌 북한인들에 대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일본 정부가 책임규명 앞장서야”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8일 성명을 내고 재일 한인 북송사업 피해자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열린다며 일본 정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이 단체는 기시다 후미오 신임 일본 총리가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용기 있는 5명의 사례를 보고, 북한에 남아있는 재일 한인 북송사업 피해자와 후손의 송환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도 재일 한인 북송사업과 관련해 수십년 간 지속되고 있는 ‘잔혹 행위’를 인식하고 구명 노력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필 로버트슨 부국장] “They have suffered unimaginable, systematic violations of their rights... This massive historic abuse must be undone and since this occurred to people residing in Japan, it is the duty of Tokyo to lead the way in demanding justice and accountability for all those deceived by the ‘Paradise on Earth’ campaign.”

이 단체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8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북송사업의 피해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조직적인 인권 유린을 겪었다”며 “이 심각한 유린이 일본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 자행됐기에 북송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와 책임 규명 노력에 일본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송사업 피해자 “실질적인 법적 처벌 원해”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공시송달’ 절차를 거쳐 14일 열릴 재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법정 출석을 명령했습니다.

이 소송은 1959년에서 1984년까지 북한 정권이 벌인 재일 한인 북송사업으로 북한에 갔다가 탈출해 일본으로 돌아온 재일 한인 피해자와 가족 5명이 지난 2018년 북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으로 3년 만에 처음 재판이 열리는 것입니다.

이들은 북한 정부가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속여 재일 한인 가족을 귀국하도록 유인한 뒤 굶주리게 했을 뿐 아니라 신분 차별, 이동의 자유 제한 등 가장 기본적인 인권까지 침해했다며 손해배상으로 1인당 1억엔, 미화 90만 달러를 청구했습니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올해 79살의 가와사키 에이코 씨는 앞서 VOA에 배상 액수보다 북한 내 책임자들에게 실질적인 법적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가와사키 씨] “인권을 무시하고 사람의 자유를 짓밟은 대상은 개인이든 국가든 법으로 처벌돼야 한다고 믿어요. 1억 엔의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이 재판을 통해서 아무리 막강한 권력자나 독재자라 할지라도 법에 따라서 꼭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자는 겁니다.”

원고 측 변호사는 지난 달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재판에 출석하거나 배상금을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향후 일본과 북한의 협상이 재개됐을 때 이 사안도 포함돼 책임 규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도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재일 한인 북송사업을 납치와 강제실종 등 반인도적 범죄로 분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