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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법, 미국 전문가들도 충돌 (국민일보, 4.15)

관리자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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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뉴시스


미국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 상반되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켄 가우스 해군연구소(CNA) 국장은 14일(현지시간) 전화통화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소지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모두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적어도 한시적으로는 대북전단법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도 “이것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문제”라면서 “대북전단을 문제 삼아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이 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면서 “문재인정부는 유엔이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로 규정한 북한의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못 본 척 하는 것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국회가 통과시킨 대북전단법이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북전단법과 관련해 화상 청문회를 개최한다. 한국의 법을 놓고 미국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워싱턴에서도 대북전단법은 입장에 따라 찬반이 확연히 갈리는 사안이다. 국민일보와 전화·이메일 인터뷰를 가진 3명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다른 주장들을 내놓았다.

“미국 의회 청문회…내정간섭 아니지만 도움 안 된다”
가우스 국장은 “대북전단법을 논의하기에 앞서 나는 군사분계선 주변에서 날아가는 대북전단의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호전될 때까지 대북전단법은 유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가우스 국장은 이어 “북한이 대북전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모두 중요한 시점에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의 한반도 전문가인 켄 가우스 해군연구소(CNA) 국장, 해리 카지아니스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왼쪽부터).
가우스 국장은 미국 의회의 청문회에 대해선 내정간섭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청문회 자체에 대해선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의회는 한국의 개별 법이 아니라 인권이라는 보편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우스 국장은 “현실적 입장에서 북한에 인권 문제를 거론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면서 “이번 청문회는 ‘정치적 극장(political theater)’ 측면이 강하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나는 대북전단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북전단법 유지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또 “북한과의 긴장 상황을 고려하면, 열기구 풍선에 대북전단을 보낼 경우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지아니스 국장도 미 의회의 청문회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이번 청문회가 내정간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불필요한 제스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이번 청문회는 지금 이 시점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실제적으로 돕기 보다는 언론의 관심을 더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북한 요구에 굴복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대북전단법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그는 “대북전단법은 문재인정부의 입장과 다른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이라며 “문재인정부는 대북전단법이라는 또 하나의 우려스러운 법으로 북한의 자유와 인권을 신장시키려는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특히 “한국은 ‘대북전단은 국가안보에 위험하다’고 선언하면서 북한의 요구에 굴복했다”면서 “잔혹한 정권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은 민주주의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의회의 청문회에도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자유와 인권을 신장시키는 것은 미국의 고유 가치”라면서 “청문회와 같은 이런 활동들을 통해 다른 정부들에게 시민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조치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판했을 때에도 그들 나라는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했다”면서 “미국과 한국 사이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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