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칼럼

유엔북한인권결의안과 북한인권법(이원웅칼럼)

관리자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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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웅(가톨릭관동대 교수)

2014년 11월 18일 111개국의 압도적 지지로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 결의안은 관례상 유엔 총회에서 그대로 통과된다. 유엔총회 뿐만이 아니다. 2003년 이래 유엔인권위원회(유엔 인권이사회로 개칭)는 북한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및 북한인권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북한인권보고서(COI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유엔 결의안은 북한에서의 반인도적 범죄와 그 책임자 처벌을 담은 2014년 2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의 권고안을 지지하고 있다. 즉 북한 최고지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여 반인도범죄의 가해자로 처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ICC는 반인도적 범죄, 전쟁범죄 등 4대 국제범죄를 조사해 책임자를 기소 재판하는 국제기구로서 2002년 7월 관련 로마협정이 발효되었다. 물론 ICC 비회원국을 회부하기 위해서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필요로 한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ICC에 제소하는 안보리 절차가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지만 북한의 ‘최고존엄’을 범죄자로 기소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유엔은 서울에 북한인권현장사무소를 개소하고 추가적으로 북한인권 침해사례를 모니터링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11년째 국회 법사위에서 잠자고 있던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된 바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사회 인권압력과 북한인권법은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고 협상채널을 막아버리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인권문제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적인 차원의 문제영역이다. 이미 북한은 다섯 개의 국제인권협약에 가입하였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기준을 지키도록 촉구하는 것과 남북교류와 협력관계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 영역이다. 미국과 중국은 인권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도 경제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인권은 가치와 규범을 따지는 영역이지만, 남북교류와 대화는 국가이익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 인권침해국가와 대화와 교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압력에 동조하면서 동시에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는 양면전략을 지속해야 한다. 북한인권법안은 북한 당국과의 대화와 관계를 단절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지 않다. 오히려 북한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지원과 도움을 주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의 권고사항은 바로 우리가 염원하는 평화통일의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 자유와 경제번영을 함께 나누는 민주국가,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통일한국의 모습이 아닌가.

그러나 어렵사리 여야합의로  통과된 북한인권법은 '정치적 이유'로 사문화되고 있다.  북한인권법의 핵심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은 출범조차 못하고 북한인권법의 취지를 실현하는 실질적 조치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인권을 단편적인 정치적 이슈로 이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권문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정치의 근본에는 보다 나은 사회,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실현하려는 인류보편의 염원과 이상을 실천하는 문제영역이 존재한다. 인권은 이러한 규범정치 영역을 대표한다. 그러한 점에서 단편적인 이해관계를 따지는 권력정치와 인류의 공동선, 사회윤리, 인권을 실현하려는 규범정치는 공존해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해서 규범정치를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유엔의 북한인권보고서를 읽어보면 책임성의 추궁과 함께 북한당국과의 대화, 인도적 지원, 평화적 문제해결방식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북한인권법도  북한주민의 실질적 인권개선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평화적인 문제해결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인권법은 국제사회의 대북인권 결의안과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의 규범 가치인 인권과 동시에 실천방법으로서 평화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실행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