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칼럼

북한주민의 알권리(이원웅칼럼)

관리자
2021-04-06
조회수 166

북한주민의 알권리

 

이 원 웅

(가톨릭관동대 교수)

 

정보자유 혹은 정보를 자유롭게 얻을 수 있는 권리, 즉 ‘알권리’는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알권리’란 국민 개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또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특히 21세기 정보사회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권리규범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45년 미국 AP통신사의 쿠퍼(Kent Cooper)가 '알 권리'를 제창하는 강연을 하면서부터인데, 그는 1956년 저서 《알 권리》를 출간해 개인의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역설해 ‘알권리’를 세계로 확산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러한 ‘알귄리’는 사실상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보도기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개인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정보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개인들 역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짐에 따라 알 권리 문제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인권 문제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정부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우리 개개인의 삶의 성공과 행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내 집 옆에 폭발물을 저장한 비밀창고나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는 공장이 건립되고 있다면, 그리고 나는 그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면 개인의 미래에 얼마나 큰 문제가 야기 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알권리를 법률체계로 규정한 사례도 있을까?

 

실제로 미국에서는 1966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국정(國政)에 관한 정보를 국민들이 자유롭게 얻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정보를 공개토록 규정한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국민의 알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은 시민 누구나 연방정부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공문서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8년 1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제도 역시 이러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부응해 제정된 것이며, 그밖에 자유권적 정보수집권, 청구권적 정보수집권, 정보수령권 등도 넓은 의미에서 알 권리와 관련된 인권법규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현실은 어떠한가?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는 거의 무시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사소한 정보도 국가안보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거나 그러한 사소한 정보를 퍼뜨린 사람들은 처벌을 받게 된다.

 

2021년 국회 정보위에서 공개된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그 전문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남한의 록화물이나 비라 등을 보거나 소유한 자는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안보와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남한 사회를 포함해서 외국, 국제사회에 대한 정보조차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정치적인 목적을 갖지 않는 단순한 사실보도, 오락물조차 철저하게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인권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주민의 알권리를 국가당국이 억압하고 빼앗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에는 일반 주민들의 경우 외국 언론이나 잡지는 물론 인터넷도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당간부나 극히 일부 계층들은 중국을 경유하는 경로를 통하여 해외인터넷 쇼핑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것은 ‘알권리’에 대한 차별문제를 낳는다. 북한당국의 처사는 주민에 ‘알권리’ 박탈과 차별로 요약될 수 있다.

 

외부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는 보편적인 욕구이며 동시에 이러한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현대인권의 중요한 항목으로 간주된다. 북한당국은 외부 정보유입을 통제만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지구사회의 진실을 전하고 정부와 사회의 모든 소식들을 솔직하게 전달함으로써 그런 정보들이 주민들의 관심을 더 이상 받지 않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